– 사회통합형 통일교육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 통일교육의 목표는 평화적 통일을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긍정적 인식과 바람직한 태도를 기르는 것
– 지역사회 내 지속가능한 평화통일교육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조성할 계획
지난 6월 통일부 국립통일교육원장에 유임된 백준기 원장은 그간 뉴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통일교육, 사회통일교육체계 개편 및 거버넌스 강화 등을 통해 통일교육의 수준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2021년도 평화통일교육의 새로운 방향성으로 사회통합적 관점을 제시하여 주목받고 있습니다. 평생학습 공동웹진 8월호에서는 국립통일교육원 백준기 원장을 만나 기관의 운영 및 평화통일교육 방향 등에 관해서 물어보았습니다.
①편에 이어
▷ 올해 기관장 인사 말씀에서 원장님께서는 “올해는 일상 속 평화ㆍ통일교육을 지속하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고 구성원들이 서로 존중하고 이해의 폭을 넓혀가는 사회통합형 통일교육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자 합니다”라는 언급을 하셨습니다. 향후 평화ㆍ통일교육의 방향과 내용과 관련해서 ‘사회통합’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한 것은 대단히 주목되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또한 지난 5월 개원 25년 만에 통일교육원이 국립통일교육원으로 기관 명칭도 변경되었습니다. 왜 새로운, 사회통합적 관점의 평화ㆍ통일교육인지 궁금합니다. 어떤 문제의식이 있으셨고, 그에 따른 어떤 선행 노력 등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백 : 우리 사회에 다양한 갈등 이슈들이 있습니다. 인종 · 젠더 · 세대 · 지역 등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확산됨에 따라, 통일문제가 진입할 공간이 축소되고 있어요. 사회 갈등요소를 통일문제에 수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할 상황이 된 것입니다. 이게 안 되면 통일로 가는 과정뿐만 아니라 통일 이후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내부의 남남갈등, 탈북민 차별 · 혐오 등의 문제가 남북간 협력 및 통합 노력에 갈등요소로 상존하게 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관점에서 통일에 대비하여, 사회적 관용도를 높여 사회통합 및 포용사회로 가는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우리 사회 구성원 간 공존의 철학 · 상호존중의 가치 확산, 지속적인 소통 노력, 다양성에 대한 인정 같은 것들이 결국 사회통합적 관점의 평화 · 통일교육이라는 틀로 수렴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최근 몇 년간 국립통일교육원이 다양한 분야의 단체, 기관, 학교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것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사회통합형 평화 · 통일교육 추진에 사회 여러 분야 구성원 간 협력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지난해 평생교육원, 평생교육진흥원, 평생학습도시 등 시민 대상 교육기관과 업무협업 체계를 구축했는데, 이는 지역 사회의 평화 · 통일교육 저변을 넓히고 미래세대를 위한 통일기반을 조성하는 데 매우 의미 있는 발걸음이었습니다.
▷ 기존의 통일교육, 평화·통일교육, 사회통합의 관점에의 통일 교육이 각각 어떻게 다른 것인지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백 : 통일교육은 헌법과 통일교육지원법에 따라 시행됩니다. 법에 따라 “평화적 통일을 이루어가는 데 필요한 긍정적 인식과 바람직한 태도를 기르는 것”이 통일교육의 목표이고, 이 점에서는 변함이 없습니다. 통일교육, 평화 · 통일교육, 사회통합형 통일교육은 모두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멜로디나 리듬에 변형을 준 변주곡이라고 할 수 있어요. 분단 이후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좀 더 중점을 두거나 새로운 가치가 수반된 것이지요.
평화 · 통일교육은 평화와 통일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데서 출발합니다. 한반도 상황에서 평화 없이 진정한 통일을 이룩할 수 없고, 통일 없이 평화의 완성도 불가능합니다. 통일은 ‘한반도 버전의 평화’이고 통일의 가치를 ‘평화와 번영’으로 확장시켜나가는 것을 교육적 차원에서 구현한 것이 평화 · 통일교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사회통합형 통일교육도 이러한 관점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혐오와 갈등, 편견과 배척이 만연한 사회에 평화가 깃들 수 없겠지요. 그런 사회는 통일을 달성할 수 있는 에너지를 축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가 상호존중, 포용, 이해를 자양분으로 성숙한 시민의식을 키워나갈 때 정치적 안정뿐만 아니라 경제적 풍요도 지속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그러한 저력을 바탕으로 통일을 이루어가는 것이고, 통일 이후의 통합도 완성할 수 있는 것이지요.
▷ 지난 6월 전국학습도시협의회와 국립통일교육원이 공동으로 한ㆍ독 통일웨비나를 개최하여 독일 통일과정에서 지역사회 평생교육의 역할에 관해 의미 있는 토론을 한 바 있습니다. 사회통합형 평화통일교육을 추진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이 바로 국민이 삶과 학습과 일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지역사회’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원장님께서 사회통일교육 체계 개편 및 거버넌스 강화를 추진해 오셨습니다. 그 성과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백 : 국립통일교육원은 사회부문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민교육기관 · 민간단체 등과 MOU 체결을 통해 사회통일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먼저 시민교육기관의 경우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 국가평생교육진흥원, 한국국공립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등 일반시민 대상 교육기관과 업무 협업 체계를 구축하여 통일교육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민간단체의 경우 한국천주교주교회의민족화해위원회, 대한불교조계종민족공동체추진본부, 한국자유총연맹 등 주요 사회단체와 협업체계를 구축하여 민간 차원의 통일교육 확산을 위해서도 힘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거버넌스 구축은 사회통일교육의 외연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국립통일교육원은 사회통일교육 거버넌스를 기반으로 협력 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여 지역사회에 사회통합적 관점의 평화통일교육을 착근시켜 나가고자 합니다.
▷ 또한 향후 사회통합적 관점의 평화통일교육 추진에 있어서 지역과의 협력 등은 어떻게 더 강화해 나갈 것인지에 관해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백 : 지방자치단체와의 연계 확대를 통해 지역사회 내 사회통합적 관점의 평화통일 교육을 확산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시 · 군 · 구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와 평생학습도시 등과의 협업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또한 지역사회 교육 프로그램에 평화통일교육 편입도 유도하고 합니다.
지역사회 내 지속가능한 평화통일교육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조성할 계획입니다. 통일교육위원, 사회통일교육 전문강사 등의 활동 공간을 마련하고, 지역사회에서 주요 통일교육 활동가로서의 위상도 확립하고자 합니다. 또한 지역 내 세대 · 부문별 평화통일교육 활성화를 위해 평생교육대학 · 지역문화센터 등과의 교육 연계 확대, 종교 · 노동 · 시민사회 등 지역 민간단체들 대상 특강 등 네트워크도 지속 구축해 나갈 계획입니다.
▷ 현재 국립통일교육원에서 평생교육기관과 협업으로 찾아가는 평화통일교육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는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백 : 국립통일교육원은 이번 상반기부터 평생학습도시협의회, 한국대학평생교육원협의회 등 평생교육기관과 협업하여 평화통일교육을 희망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전문강사를 파견하여 지역주민 등에게 직접 평화통일교육을 실시하는 통일순회강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평소 평화 · 통일 문제에 대해 접하기 어려웠던 지역주민들을 대상으로 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평화 · 통일에 대한 관심 제고와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교육원은 향후 평생교육기관과의 협업을 확대하여 보다 많은 기관을 대상으로 동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 최근 ESG가 기업 활동의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국립통일교육원은 공공부문에 속하면서도 ESG 경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립통일교육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ESG 경영 사례를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백 : 이제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할 때 가격이나 성능만 보는 게 아닙니다. 기후환경 위기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지, 사회적 공존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지배구조는 건전한지를 따져봅니다. ESG에 소홀한 조직은 고객의 신뢰를 얻지 못할뿐 아니라 존립 자체에도 영향을 받지요. 정부라고 해서 다를 게 없습니다. 오히려 더 높은 강도로 ESG에 충실할 것을 요구받지요.
국립통일교육원도 국민의 신뢰를 받고 지속가능한 평화 · 통일교육을 추진하기 위해서 ESG의 핵심가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통합형 통일교육과 ESG가 같은 방향성을 지니는 것도 의미가 있고요. 그래서 아마 다른 기관들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ESG를 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교육원이 추진하고 있는 ESG 프로그램 중 몇 가지만 소개해 드리자면, 그린 리모델링을 통해 오래된 청사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것, 다양한 차원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있는 것, 원내에서 장애우의 이동이 원활하도록 시설물을 개보수한 것이나 인권 · 복지 · 보건 · 안전 · 노동 · 상생협력 · 사회적 공헌 등 여러 사회적 가치 지표를 준수하고자 하는 것, ‘국민과 함께하는 통일교육’을 기치로 참여와 소통을 확대하는 것, 평생교육기관 등 다양한 기관들과 MOU 체결로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건전성, 협력의 수준을 높이려고 하는 것 등이 있겠네요.
▷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과 본 웹진 구독자분들에게 드리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으면 부탁드립니다.
백 : 통일교육도 제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을 타고 진화하고 있는 만큼 포스트코로나 시대 통일교육 표준을 정립하고 확산해 가는 것에도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평생교육기관과의 협력이 한층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통일교육을 통해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남은 임기 동안 통일교육의 외연을 확장하고, 한반도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인재 양성, 디지털 통일교육 확대 등 다양한 현안들을 보다 세심하게 추진하는 데 매진하고자 합니다. 아직 더운 기운이 남아있지만 이제 가을입니다. 새로운 계절은 심기일전의 기회를 주지요. 뜻하신 것 모두 이루시길 바라고, 통일교육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