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32년 만에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통과되고 지방분권과 지방정부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는 가운데 대한민국에는 백여 개의 지방정부협의회가 있습니다. 2개 이상의 지방자치단체에 관련된 사무를 예를 들어 사회적 경제, 행복실현지방정부협의회, 지속가능한발전 등 2개 이상의 관련 자치단체들이 서로 협의를 통해 공동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치된 협의기구입니다. 그중에서도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평생교육법에 명시돼 있는 법정단체로 평생학습도시라는 도시 브랜드입니다. 이와 관련해 전국평생학습도시협의회는 다양한 행정협의회와 대외 협력네트워크를 이루고 있는데 이번 호부터 ‘찾아가는 지방정부협의회’시리즈를 연재하고자 합니다. 그 첫 번째로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을 직접 만나 지방정부협의회가 하는 역할과 사업, ‘사회적 경제’의 정의 및 운영방식 전반에 대해 소개합니다.

–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전국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입니다. 먼저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이하 ‘협의회’)는 사회적 경제와 사회 혁신 활성화를 통해 지역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진 지방자치단체의 네트워크입니다. 다른 지방정부협의회들과 마찬가지로 지방자치법에 근거해 설립됐고, 2013년에 출범했습니다. 현재 전국 48개 기초자치단체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고, 광역단체장 중에 협의회 활동을 적극적으로 응원해주시는 분들과 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신 분들이 고문을 맡아 도와주고 계십니다.
협의회는 모두가 행복한 경제를 지향하는 ‘사회적 경제’가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 지역주민의 생활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힘을 모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을 해보자는 뜻으로 협의회가 만들어졌지요. 그래서 우리 협의회는 그동안 회원 자치단체의 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정부의 성공적인 정책수행을 지원해왔습니다. 더불어 민간과 행정의 협력이 중요한 사회적 경제의 특성을 고려해서, 지방정부와 사회적 경제 연관 분야 민간조직 간의 가교역할도 적극적으로 수행해왔습니다.”
–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협의회가 수행하는 사업은 다양하지만 크게 분류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한 지자체 공무원의 사회적 경제 분야 정책 수행 역량 강화, 둘째, 새로운 정책개발과 제도개선 활동, 셋째, 회원 지자체에 소재한 우수 사회적 경제 기업의 발굴과 육성지원, 넷째, 시민이 체감하는 혁신적 공공서비스의 제공, 다섯째, 국내외 사회적 경제 우수사례 전파와 사회적 경제 분야 콘텐츠 개발, 보급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사회연대경제 전략 수립을 위한 프로젝트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적 경제 선진국의 정부나 주요 기관들과 밀접히 교류하며 국제협력 사업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협의회의 활동에 대해 외부에서는 좋은 평가를 해주고 계시는데요. 한 예로 2017년 행정안전부와 한국행정학회가 발간한 연구보고서는 ‘협의회 회원 자치단체들이 사회적 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이바지해왔고,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좋은 정책들을 펼치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많은 지방 정부들이 합심해서 열심히 노력해 온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 어떤 계기로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일에 몸담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사실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 일한 지 오래된 분들에 비하면, 저는 사회적 경제 관련 경력이 10여 년 정도이니 그리 길지는 않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경제지리학과 공간분석을 공부하며 연구자로 훈련을 받았고, 창업 관련 일을 하다가 2010년 소셜 벤처(Social Venture·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면서 혁신 기술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 극대화도 추구하는 기업)를 창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 대학의 기업사회책임(CSR) 연구소에서 일할 기회를 얻게 됐습니다. 관심 있던 주제인 ‘사회적 가치 측정·평가’에 대한 연구에 참여하면서 한국의 사회적 경제와 본격적으로 만난 셈입니다. 이후 사회적 경제 기업을 육성하는 민간 중간지원조직에서 정책연구와 사회적 기업 육성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그러다가 2013년에 서울 지역 사회적 경제 조직의 연합체인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에 합류했습니다. 당시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가 오랜 논의를 거쳐 막 출범한 시점이었고, 제가 속한 네트워크에서 협의회의 사업 수행을 적극적으로 돕게 됐습니다. 이후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협의회 사무국 운영을 전문성 있는 민간조직에 위탁하기로 하고 네트워크가 그 일을 맡으면서, 제가 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게 됐습니다.”
–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는 어떻게 운영되나요.
“협의회는 회원 자치단체가 참여하는 총회와 임원인 자치단체장이 주도하는 임원 회의 등의 의결 기구를 통해 지역의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방향과 계획을 결정합니다. 이렇게 정해진 내용에 기초해서 사무국이 구체적인 사업을 수행합니다. 사무국은 일상적으로 회장과 수석부회장, 사무총장 등 집행부 자치단체장들과 소통하고, 해당 자치단체의 담당 부서와 협력합니다. 협의회의 임원이 새로 선출되면 집행부도 새롭게 구성돼 운영되는데, 현재 다섯 번째 회장을 서울 서대문구의 문석진 구청장이 맡고 계십니다. (수석부회장은 서울 양천구 김수영 구청장, 사무총장은 경기 화성시 서철모 시장입니다) 자치단체 소속 공무원이 직접 사무국 업무를 보는 지방정부협의회도 있습니다만, 우리 협의회 사무국은 민간과의 협력, 사회적 경제 분야에서 필요한 전문성 등을 생각해서 민간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사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는 사회적 경제 기업, 일반 기업, 중간지원조직 등 다양한 주체들과 협력하면서 일합니다. 협의회 운영에 필요한 예산은 회원 자치단체들이 내는 회비로 충당합니다.
자치단체의 정책 수행을 지원하는 동시에 사회적 경제 활성화라는 큰 목표를 위해 일하지만, 사무국의 규모가 그리 크지는 않다 보니 실제 일하는 모습은 모든 구성원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스타트업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희 스스로도 ‘우리는 지방정부와 함께 일하는 사회적 경제 기업’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지방정부의 우수사례를 통해 사회적 경제의 정책 방향을 선도할 수 있도록 늘 기민하고 폭넓게 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사회적 경제’라는 말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사실 ‘사회적 경제’라는 말을 어렵거나 낯설게 느끼는 분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영어의 ‘social economy’, 또는 ‘사회연대경제’에 해당하는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를 번역한 용어인데다가, 우리 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진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용어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드물게는 잘못 이해하셔서 ‘사회주의 경제랑 같은 것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알고 계시는 분들도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같은 조직이 하는 사업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고요. 국제적으로 봐도 사회적 경제의 개념은 다양하게 정의됩니다.
제가 이 분야에서 일하면서 제 나름으로 정리해본 사회적 경제의 의미는,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함께 생각하면서 하는 경제활동’입니다. 기본적으로 경제활동은 자기 자신을 위해 합니다. 내가 배고파서 음식을 사 먹고, 내가 필요해서 물건을 사고 서비스를 받습니다. 내가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고, 더 모으기 위해 돈을 저축하고, 때로는 빌리기도 하지요. 하지만 이 모든 경제활동을 할 때 이웃과 공동체를 생각하지 않고 나 혼자를 위해서만 하다 보면 탈이 나기 쉽습니다. 더 많은 수익을 내겠다고 기업이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근로환경을 강요하거나, 좋지 않은 재료로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팔면, 단기적으로는 조금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은 기업에도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이처럼 근시안적인 경제활동을 넘어서, 나 뿐만 아니라 공동체에 함께 이익이 되는 경제활동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속한 사회 전체가 이익을 볼 때 내가 누리는 혜택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사회적 경제’를 일반이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비유를 하자면 어떤 게 있을까요.
“이솝 우화에 나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이야기가 이런 점에서 사회적 경제의 정의와 맞닿아 있지요. 농부는 욕심 때문에 황금알을 하루에 하나씩 낳는 거위를 그냥 두지 못하고, 더 많은 황금알을 한꺼번에 갖겠다고 거위의 배를 가릅니다. 결국 거위가 죽어 다시는 황금알을 낳지 못하게 된 다음에야 농부는 후회합니다. 이 농부처럼 지나친 욕심으로 모두가 힘들어지지 않도록, 함께 오랫동안 잘 사는 방법을 고민해보자는 것이 사회적 경제의 핵심입니다. 그래서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을 하는 사람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언제든지 실천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구 환경을 위해 플라스틱을 덜 쓰려고 노력하는 것도, 동네 맛집이 코로나 19로 인해 문 닫지 않도록 기회가 되면 열심히 가서 먹는 일도, 물건을 구매할 때 비윤리적으로 사업하는 기업의 제품을 사지 않는 것도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사회적 경제입니다.”
– 얼마 전 ‘사회적 가치 실현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하셨는데 그 내용을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다양한 사업에 관해서도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사회적 경제가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경제활동이다 보니, 협의회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해 설립 때부터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습니다. 사실 우리 협의회의 활동 거의 전부가 사회적 가치 실현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지요. 그 가운데 최근 진행한 두 가지 의미 있는 사업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취약계층과 다문화 가정 아동의 비대면 학습지원 사업입니다. 소셜벤처인 에누마의 <글방> 앱을 활용해 진행되기 때문에 협의회 내부에서는 <글방> 사업이라고도 부릅니다. <글방> 사업은 지역의 취약계층 유아와 초등 저학년 학생 등 학령 초기의 아이들에게 학습콘텐츠가 포함된 전용 태블릿을 제공해, 보호자의 도움 없이 게임 방식 비대면 교육 콘텐츠로 한글을 익히도록 하는 학습 서비스 지원 사업입니다. 자치단체의 예산지원과 기업사회공헌을 통해 아이들이 비용 없이 한글을 익혀 학교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 기초학습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지요. 2018년부터 비대면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온 에누마와 초기부터 협력 방향을 논의했고, 2020년부터 KB금융그룹의 지원으로 협의회 지자체 일부(서울 성동구, 성북구, 경기 오산시)를 포함한 시범사업이 실시돼 에누마의 <글방> 서비스를 관내 취약계층 아동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는 사업대상 자치단체를 확대해 현재 서울 양천구, 은평, 경기 화성을 포함한 전국의 400명 이상의 아동에게 서비스를 제공 중입니다. 2020년도 시범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만족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96%가 한글 학습에 도움이 된다고 했고, 94%는 계속해서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해서 높은 서비스 만족도를 보였습니다. 질문하신 ‘사회적 가치 실현과 교육 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은, 확인된 성과를 바탕으로 에누마와의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고 더 많은 아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 지원 규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 체결되었습니다. 잘 아시듯이 코로나19로 인해 등교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이라 학습결손에 대한 우려가 큽니다. 특히 비대면 학습이 확대되면서 보호자의 도움을 받기 어려운 취약계층과 다문화 가정 아동들은 제대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학습격차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교육 격차를 사회적 경제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협의회는 계속 다양한 방식을 사회적 경제 조직들과 찾고 있는데, 그중 하나로 에누마와 협력하게 된 것이지요.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청소년을 위한 비대면 교육 지원 서비스를 멘토링 방식으로 제공하는 것도 사회적 기업 ‘J.U.M.P’(점프)와 함께 준비 중입니다.”
– 협의회는 비대면 교육지원 서비스 외에 어떤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을 하고 있나요.
“비대면 교육지원 서비스 외에도 다양한 사회적 가치 실현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AI) 돌봄서비스인 <행복 커뮤니티> 사업입니다. 사회적 기업 행복 커넥터, SK텔레콤과 함께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이 사업은, 독거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를 활용한 비대면 돌봄서비스 제공이 핵심입니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어르신들이 대화를 나누고 치매 예방 콘텐츠 등을 활용하시도록 해서 심리, 정신건강을 돌봐드리고, 관제센터를 운영해서 어르신이 위급상황 시 스피커에 구조신호를 ‘살려줘’라고 말씀하시면 긴급 SOS 대응 서비스(구조요청 시 즉각적으로 119로 연결)가 이뤄집니다. 어르신들이 서비스를 잘 쓰시는지 모니터링하며 필요한 경우 방문해서 도움을 드리는 케어매니저를 지역 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해서 일자리 창출도 하고 있습니다. 시범사업 시작할 때 8개 자치단체 2100가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서비스에 대한 호응이 매우 높아서 지금은 전국에서 1만 가구 가까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긴급 SOS 대응 서비스를 통해 약 2년간 100분 이상 어르신의 생명을 구하기도 했고요.
이 두 가지 사업 모두 자치단체와 사회적 경제 기업, 그리고 대기업이 함께 참여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주민들에게 혁신적인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예상하고 준비한 사업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코로나 19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 제공의 필요성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치단체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가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협의회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해 자원순환, 에너지 전환 등 그린 뉴딜과 사회적 경제를 접목하고, 주택, 교육, 복지, 노동,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경제를 통한 자치단체의 문제해결과 사회적 경제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 융합의 시대입니다. 지방정부가 지역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서 사회적 경제와 평생교육 정책이 만나 협업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적 경제는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 사회를 생각하면서 하는 경제활동’입니다. 이것이 가능해지려면 경제적 선택을 할 때 어떤 것이 나 뿐만 아니라 사회에 도움이 되는 바람직한 방향인지 시민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소비할 때든, 일할 때든, 기업을 운영할 때든 조금은 더 공동체를 생각하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그러므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고 평생 자기 계발을 하도록 돕는 평생교육과 사회적 경제는 밀접히 관련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평생학습을 통해 공부한 구체적인 내용을 바탕으로 사회적 경제활동과 연계할 수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평생학습 자체가 일종의 사회적 경제 활동가 양성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평생학습이 사회적 경제 활동가 양성과정이 된다고 하셨는데 구체적 사례를 말씀해 주세요.
“실제 지역사회에서 필요한 서비스를 주민들이 조직한 사회적 경제 조직을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평생학습 체계 내에 돌봄, 주거, 환경, 의료 등 분야에서 사회적 경제 활동가를 양성하도록 하는 경우도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기 오산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시민 학습 지역 활동 연계 프로그램인 ‘오산공작소’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오산공작소’는 지역주민들이 학습을 통해 관내 주요 시책 분야의 활동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지역 연계 평생학습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21년에 오산시에서는 ‘오산공작소’에 초등돌봄 분야 사회적 경제 활동가 양성과정을 운영했습니다. 이 과정에 참여한 주민들이 교육 과정 수료 후 관내의 초등 돌봄 시설인 ‘함께 자람 센터’를 운영할 사회적 협동조합을 직접 설립하는 것까지 목표로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처럼 사회적 경제와 평생학습을 직접 연계하는 사례가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협의회 일을 해오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가 알기로는 평생학습도시협의회 정도를 제외하면, 특정 정책분야를 중심으로 지방 정부들이 모여 협의회를 만든 것이 2013, 년 우리 협의회가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 있는 협의회의 출범 때부터 함께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것을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기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 일을 하면서 뿌듯했던 순간이 너무 많아서, 하나만 꼽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대신 가장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를 든다면 사회적 경제 관련한 법안들이 만들어지고 발의되는 과정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사회적 경제 기본법’이나 ‘사회적 가치 기본법(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 실현에 관한 기본법)’이 19대 국회에서 추진될 때 실무를 도왔는데, 정말 힘들었지만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한국의 사회적 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될 법이자,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을 사회적 가치 중심으로 바꾸는 중요한 제도기반을 만드는 일이어서 보람도 컸습니다. 아쉽게도 당시에는 이 법들이 제정되지 못했고, 이후 20대 국회를 거쳐 21대 국회에서도 입법이 추진되는 상황입니다. “
– 사회적 경제 관련 법안 추진 전망을 어떻게 보시는지요.
“문재인 정부 들어서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국정과제에 포함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예전에 비하면 사회적 경제가 성장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근거가 되는 법이 없다 보니, 사회적 경제 현장은 물론 사회적 가치 실현이 중요한 공공기관들이 제 역할을 다하기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제가 일을 하면서 ‘가장 뿌듯한 순간’은 이 법들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날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2021년 올해에는 꼭 가장 뿌듯한 순간이 오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마지막으로 독자에게 하실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평생학습 공동웹진>의 지방정부협의회 소개 코너에서 우리 협의회가 첫 번째로 소개돼서 영광입니다. 많은 독자분에게 우리 협의회를 소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회적 경제와 평생학습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모두 함께 잘 사는 세상을 꿈꾸며 실천하는데 사회적 경제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많은 평생학습 과정에서 사회적 경제와 연관 주제에 대해 앞으로도 더 많이 다루어주셨으면 합니다. 저희도 계속 열심히 뛰겠습니다.”
▲現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사무국장
▲2021. 2 ~ 現 숭실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겸임교수
▲2019. 3 ~ 現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사회적 가치 TF 위원
▲2019.10 ~ 現 KOTRA 사회적 가치 위원회 위원
▲2020. 7 ~ 現 LH 국민공감위원회 위원
▲2021. 6 ~ 現 경상북도 미래일자리위원회 위원
▲2018 ~ 2020 AVPN 정책리더랩 펠로우